넋두리

단풍드는 날

산동1 2017. 12. 14. 11:51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