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그리고 독도

사진 2010. 12. 2. 22:23
 

  7월초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밀양여고의 최필숙 선생님이다. 다짜고짜 하시는 말씀이 이번 독도 연구회에서 주관하는 독도탐사 인솔교사로 가자고 한다. 망설일 것도 없이 허락하고 보니 지난해에 울릉도로 가다가 고생한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지만 이미 늦었다. 이후 우리는 독도 탐사 학생을 선발하면서 일정은 8월 10일부터 12일까지로 잡고 준비에 들어갔다. 며칠을 앞두고 태풍이 올라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일정을 다시 8월 20일부터 22일로 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드디어 출발하는 날 다행히 날씨는 좋고 기상청에서는 오는 날까지 날씨가 좋을 것이라 예보했다. 아침 일찍 교육청에서 인솔교사 최선생님과, 탐사대원(밀성중:박상언, 이민규, 밀성여중:이재희, 김유림, 밀양여중:이단비, 이송은) 8명은 교육청 담당 양희숙 장학사님께 잘 다녀오리라는 인사를 드리고 출발했다. 부산대구 고속도로를 타고 도동분기점을 지나 포항고속도로를 달려 우리는 포항여객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예매한 승선권을 찾아 대아고속 썬플라워호에 올랐다. 우렁찬 출발 뱃고동 소리와 함께 여객터미널을 점점 멀리하고 우리는 동해의 한가운데로 점점 나갔다. 지난번 뱃멀미의 악몽 때문에 미리 멀미약을 먹었는데 오늘은 바다가 너무나 고요하다, 마치 거실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것과 별다르지 않았다. 장장 3시간동안 동해의 망망대해를 지나 도동항에 도착하였다.


  1년 만에 다시 오는 울릉도라 친근감이 앞섰다. 혹시라도 오늘 독도를 갈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독도행 배표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허사다. 우리는 예정대로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면서 오늘은 성인봉 산행을 하기로 결정하고 출발하였다. 주인아주머니 말씀으로는 대원사 입구에서 팔각정을 거쳐 성인봉 그리고 중개소(사동)쪽으로 하산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리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성인봉에 오르다>

우리는 물과 최소한의 장비만 갖고 산행에 올랐다. 시작하자마자 송은이의 걷지 못하겠다는 말에 한편으로 걱정이 되면서도 격려의 말을 되풀이하면도 계속 올랐다. 잠시 가다 쉬기를 반복하면서 중간쯤에서 사이다 한잔으로 목을 축였다. 이민규, 박상언, 이단비는 산을 쉽게 올랐다. 그런데 이송은이는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너희 6명은 학교 대표로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송은이도 힘을 내어 걷기 시작했다. 팔각정에서 한참을 쉬고, 또 오르고 쉬기를 여러 번 드디어 984미터의 성인봉에 올랐다. 북으로는 나리분지위의 공군기지가 보이고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날씨가 좋으면 독도가 보인다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독도는 보이지 않았다. 대원들도 해냈다는 성취감에 만족해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하산을 시작하였다. 하산도 그리 쉽지는 않았다. 어느새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내려오다 보니 민가가 보였다. 민가 할머니께 물 한잔을 얻어먹고 우리는 택시를 타고 숙소로 왔다. 식사를 마치고 내일 일정을 설명한 후 우리는 내일은 독도 전망대 그리고 독도 탐방을 위해 일찍 자기로 하였다. 한밤 중 어렴풋이 잠이 들었는데 한통의 전화가 울렸다. 송은이가 많이 아프다고 했다. 시원한 바람을 쐬면 좀 괜찮을까 싶어 한참을 도동항에 있었다. 다시 숙소로 데리고 왔는데 또 아프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최필숙 선생님께 전화를 하였다. 최선생님의 특별조치를 취하고 나니 언제 아팠는지 모르게 금방 생글생글 웃으면서 저희들끼리 하는 말이 “선생님의 손은 신의 손이다”라고 감탄했다.

<울릉도 행남등대 아래 일출> 

 울릉도의 일출을 보려는 욕심으로 일찍 일어나 행남등대 쪽으로 향해 걸었다. 40분을 걸어서 행남등대에 도착하였다. 아직 일출은 시작되지 않았다. 등대전망대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해는 떠오르지 않았다. 포기를 하고 숙소로 향해 내려오는데 구름 속에서 둥근 해가 빨갛게 보였다. 연방 셔터를 누르면서 일출을 맛보았다.

<독도 전망대 아래의 독도박물관>

  아침 식사를 하고 난후 오늘은 좀 느긋하게 일정을 시작했다. 9시쯤 우리는 독도 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대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를 향해 걸었다. 전망대에서는 울릉도 남쪽바다가 훤히 보이고 특히 도동항이 발아래로 굽어 보였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독도 박물관을 관람하였다. 독도박물관에서 독도의용수비대, 안용복장군, 일본의 독도 망언, 독도의 자연 그리고 독도의 가치에 대하여 설명되어있었다.


<독도에서 기념촬영>

  점심을 일찍 먹고 우리는 12시 40분 배를 타고 독도로 출발했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200리 떨어져 있는 독도 얼마나 가고 싶었던 곳이었던가? 출발하자 안내방송이 나왔다. 독도 근처에 가더라도 바다의 상황에 따라 입도하지 못하고 선상에서 독도를 관람할 수 있다는 방송을 했다. 한 시간 후 또 바다의 형편에 따라 선상에서 관람할 수도 있다는 방송이다. 3번의 시도로 다시 찾는 독도인데 어쩌면 입도도 해보지 못하고 선상에 관람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방정맞은 생각을 잠시 하고 있을 때, 웅성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배의 왼쪽으로 암초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그리고 점점 완전한 서도의 모습을 드러낸다. 김성도씨가 살고 있는 집, 그리고 코끼리 바위까지 이것이 진짜 독도란 말인가? 그리고 서서히 접안을 시도하더니 오늘은 입도가 가능하다는 방송이 나왔다. 정말 다행이다. 독도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단 20분이다. 내리자마자 여기저기서 기념 촬영에 모두가 분주하다. 우리도 준비해간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그리고 최대한 안쪽으로 들어가 독도의 땅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가슴이 뭉클함은 무엇 때문일까? 평소 작고 보잘 것 없는 암초 덩어리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와보니 독도는 작은 것이 아니요, 암초 덩어리가 아니라 분명히 생명이 살고 사람이 살고 있는 땅이다. 옥색보다 더 맑고 영롱한 독도의 바다. 이 감회를 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는가? 괭이갈메기, 매가 날고, 해국, 해송 향나무가 자라는 독도는 섬이다. 감격에 겨워 잠간 머물렀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20분이 지나 승선하라는 방송이 흘러 나왔다. 아쉽지만 다음에 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배에 올랐다. 배가 출발할 때 경찰, 그리고 의경들의 인사에 다시 한번 눈시울이 뜨거웠다. 독도가 작아져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뒤돌아보면서 연신 카메라를 눌러댔다.


 

<울릉도 둘레길>

  이렇게 독도탐사를 마치고, 우리는 울릉도 둘렛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아침에 일출을 보기위해 갔던 그 길이다. 가는 길에 미역도 보고 갯바위에 기어가는 게도 보았다. 행남등대를 지나 저동항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가는 길에는 지난해에 만들지 않았던 둘레길이 완성되어있었다. 수직 50미터가 넘는 달팽이모양의 다리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모양의 다리가 만들어져 있었다. 대원들도 매우 좋아했다. 1시간정도 걸어서 저동항에 도착했다. 촛대바위 죽도, 관음도를 보고, 항구에 정박해 있는 오징어잡이 배를 구경했다. 여기까지 와서 울릉도의 명물 오징어를 먹어보지 않고 갈수 없지 않은가하면서 대원들에게 물어보니 모두가 대환영이다. 오징어 회와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민규와 상은이는 배가 고팠는지 두 그릇이나 먹었다. 한창 자랄 나이라서인지 정말 먹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식사를 하면서 내일은 일정 마지막인 나분지로 가기로 하고 마지막 밤을 보냈다.


  <나리분지 너와집에서>

새벽, 민규, 상은이를 데리고 일출을 보러 갔다. 보았지만, 오늘 또 보고 싶었다. 구름 때문에 완전한 일출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해에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마냥 신기해했다. 돌아와서 짐을 꾸리고 아침밥을 먹고 우리는 나리로 향했다. 나리로 가기 전 배수전 전망대를 덤으로 구경했다. 지난번에는 설명을 듣지 못했던 안용복 바위를 보았다 정말 신기하게 앉아서 기다리는 우리네의 아저씨 모습이다. 드디어 나리분지에 도착해서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울릉도 특유의 너와집, 우데기를 학생들에게 설명하면서 사회 공부도 많이 했다. 특히, 너와집에 딸려 있는 전통화장실을 보고 신기해했다. 나리에서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배에 올랐다. 뱃고동 소리와 함께 울릉도는 점점 멀어지고 다시 동해의 망망대해에서 잠을 청했다. 파도가 거의 없어 무사히 포항여객터미널에 도착하여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요즈음 각종 시험에서 국사과목이 배제되어 있고, 대입 수능에서 조차 국, 영, 수 과목을 위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학생들의 역사의식이 상실되어가고, 또 수시로 일본이 독도 망언을 일삼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교육청에서 실시한 이번 독도탐방은 소수의 학생이지만 애국심을 심어줄 수 있는 정말 뜻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더 많은 학생이 이 행사에 참가하여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심어주는 더 큰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끝으로 행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교육장님, 장학사님, 그리고 관계자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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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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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에 눈 온 날

사진 2010. 12. 2. 22:14
올 삼월에 왠 눈이 많이 와서 휴교령이 내려 출근 길이 많이 늦어져서 시간 나는 대로 주변 풍경을 찍었다.

영남루 설경

위양못

설경

눈사람


설중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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